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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리 버스터미널의 의성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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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리 버스터미널의 의성별곡

하태진 기자 muk4569@naver.com 입력 2020/12/09 11:16 수정 2020.12.10 10:55
해암 김재도의 가치와 유산 (의성편)

 

 

탑리 버스터미널은 해암갤러리 김재도 선생의 ‘소소한 일상전’이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작품이다. 작품내용은 선생의 생활주변에 있는 자연과 일상을 주제로 하고 있다. 집 뜰에 핀 꽃이나 카우는 강아지, 우연히 나뭇가지에 앉은 새가 등장하거나 산운마을과 5층 석탑, 금성산을 담은 사진도 있다. 갤러리에 들어가면 맞은편에 향사의식을 찍은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은 다른 사진에 비해 매우 크다.

 

최근 스마트폰 사진기가 전문 사진작가의 사진기보다 더 낫다는 이야기가 드물지 않게 나온다. 이에 대해 해암 선생도 상당히 흥미로워 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제법 확대했는데도 깨지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작품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예전 같으면 고가의 장비와 카메라 때문에 아예 엄두도 못낼 형편이겠지만, 전 국민이 한 대씩 가진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있으니 이젠 모두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라 이해됐다.

 

때마침 여자 손님이 한 분 오셨다. 해암 선생은 그 분에게 사진설명에 공을 들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은 한국 여류사진 작가협회 회장을 지내신 분이라 한다. 그 분은 사진에 관련한 책자를 수집하고 계신 해암선생에게 몇 묶음의 사진 책자를 주고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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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암 김재도 선생의 작품세계는 크게 독도와 의성으로 분류된다. 특히 선생이 나고 자란 의성은 어릴 적부터 남겨진 사진이 상당량 보존돼 있다. 6.25 전란 직후 의성의 생활상이라든가 금성산 파묘 작업사진 등 의성의 당시 상황을 뉴스처럼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그 중 5층 석탑을 배경으로 찍은 한 장의 사진은 5층 석탑 동편에 석등같은 물체가 찍혀 있다. 지금은 그 흔적도 없으니 그 사진은 유적지 복원에도 귀중한 사료가치가 있다해야 할 것이다.

 

해암선생은 의성 400여 마을을 돌며 찍은 이런 사진을 필름형태로도 3천여 점 갖고 계신다. “이제 내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것을) 빨리 디지털 형태로 보존시키고 의성의 유산으로 남겨두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금성 탑리 시외버스 터미널은 하루에 몇 대 정도만 운행되고 있다. 대신에 담벼락은 예전 버스 모습을 벽화로 담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버스안내양의 매달리기 신공을 그려내고 있기도 하다. 터미널 경계석 하나도 시중엔 잘없는 철도 침목으로 꾸며져 있다. 그런 분위기여서인지 탑리 버스터미널은 뮤직 비디오 세트장 같은 묘한 예술적 느낌을 준다. 정작 보여야 할 버스는 없고 차라리 설치미술가들이 드나드는 카페가 어울리는 곳이다. 400여 평 터미널 소광장 동편에는 해암선생의 서재가 있다. 그간 선생이 작품활동한 흔적이 사방에 흩어져 있다. 수많은 사진과 관련 서적이 서로 뒤엉켜 서재라기보다는 창고나 헌 서적방 같은 느낌을 준다. 심지어 한 쪽에는 골동품같은 사진기가 백여 점 정도 보인다. 좁아도 너무 좁은 선생의 서재이다.

 

“만약 전시공간이 생긴다면 사진기 역사를 볼 수 있도록 수집한 것입니다. 백 년 된 것도 있고 내가 직접 쓰던 것도 있고... 요즘엔 볼 수 없는 것들이죠”


 

의성의 유산이란 예전 수백 수천 년 된 역사적 유적지나 유교적 정신의 계승과 전통에만 국한할 것은 아니다. 마지막 남은 의성의 성광성냥공장의 예는 근대사적 산업경제와 관련된 것이지만 현대에 와서 충분히 교육 관광적 문화가치를 공감케 했다. 해암 김재도는 독도라는 세계적 이슈를 가지는 사진작가이자 고향 의성이라는 지역에 관찰자 시점의 사진유산을 가지고 있다.

 

시대상을 담은 사진문화는 당연히 돈의 문제만도 아니다. 헬기를 빌려타고 동해의 독도를 찍는 정신적인 부분이나, 의성의 조그만 행사를 여기저기 다니며 찍은 고향사랑의 성정은 환금적 의미로만 해석되진 않는다. 따라서 해암(海巖) 선생이 가진 작품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들이 있다. 그것은 사진작가 해암(海巖) 김재도에 있어서 대한민국에 대한 열정과 고향 의성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그의 작품이자 유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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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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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metoody
    2022/11/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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